한국 웹의 정보 생산자는 모두 어디로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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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 네이버 블로그에 올리는 글들이 올라오고 몇 시간 안 되어 검색 누락을 당하고 있는 느낌이다. 2달 전쯤부터 네이버 블로그에 복귀해 글을 몇 개 썼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현재도 조회수 상위를 달리고 있는 글들은 대부분 몇 주나 몇 달 전이 아니라 4~5년 전의 전성기에 올렸던 글들이다.

검색엔진 유입경로 통계도 이상하다. 지금은 구글을 주 검색 엔진으로 쓰는 사람이 한국에서도 꽤 늘어서 이렇게 된 것이 아니냐고도 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엄연히 네이버 검색에 노출될 확률이 잦은 블로그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구글을 통한 유입률이 네이버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건 뭔가 이상하다.

매주마다 윈도우 인사이더 프리뷰에 대한 글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관련 키워드로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면 1페이지에는 내 글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최근에 올린 내 글이 노출될 여지가 확실한 ‘최신순’으로 결과 정렬을 해도 시간 순서를 거스르면서까지 내 글들만 가장 밑바닥에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 보아 아마도 네이버에서 내 블로그를 일명 ‘저품질 블로그’로 분류하고 검색 결과에서 누락시키고 있는 듯하다. 물론 매주마다 반복적으로 ‘윈도우 인사이더 프리뷰’라는 키워드를 써 가면서 글을 올렸던 탓인지 어뷰징 글로 잘못 인식하고 이러한 조치를 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어차피 높은 조회수를 바라고 쓴 글도 아니었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이런 조치가 풀리겠지 생각하며 그냥 참고 아무렇지 않게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내 블로그의 글들이 검색 결과에서 누락되는 현상은 나아지기는커녕 이번 달에 들어서 더욱 심해졌다.

물론 나는 네이버의 이러한 조치가 악의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내용의,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을 펼치기 위해 이 글을 쓴 것이 아니다. 근본적으로는 검색 결과에서 정보값이 낮은 어뷰징 글들을 최대한 솎아내기 위해서 네이버도 이러한 조치를 한 것이리라.

그런데 과연 이러한 조치들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진 덕분에 지금은 해당 조치의 의도대로 네이버 검색 결과에서 어뷰징 글들이 상위에서는 잘 보이지 않고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어뷰징 글을 쓰는 업자들은 검색 누락이 될 만한 키워드나 글의 패턴을 진작에 파악하고 이를 피해서 지금도 계속 어뷰징 글을 작성하고 있고, 이들의 글은 지금도 계속 네이버 검색 결과에 상위에 잘 노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네이버 블로그를 둘러싼 종합적인 상황이 이렇다면, 네이버는 어뷰징 글들이 계속해서 검색 결과 상위에 난립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나 몰라라 한 채, 다른 정상적인 블로거가 작성하는 글들에 대해서만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며 ‘저품질 블로그’로 낙인찍고 있는 것인가? 라는 의심을 제기해 본다.

블로그를 통해서 양질의 정보를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할 목적으로 순수하게 블로그를 시작한 블로거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이러한 현상을 겪으면 자연스럽게 글을 써도 보는 사람들이 줄어들게 되니 블로그를 운영하는 취지와 현실 사이에서 느끼는 괴리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블로그에 글을 쓸 의지를 점점 상실하고, 결국 한때 큰 포부를 가진 채 시작했던 블로그를 완전히 닫아버리고 웹에서 정보를 생산하는 행위에 인색해지게 된다. 내가 4~5년 전 블로그를 한창 잘 운영하고 있던 시절에 이렇게 된 사람을 몇 명 봐 왔다.

웹 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양질의 한국어 정보가 거의 없는 상황을 만드는 데, 네이버 블로그에 무차별적으로 난립하는 다수의 어뷰징 블로거들과 함께 이러한 현상을 실질적으로 막지 못하고 다른 정상적인 블로거들의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꺾어버린 네이버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의 이러한 주장은 주관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나온 것이며, 전적으로 옳다고 볼 수 없다. 어떻게 보면 그저 어느 날부터 자신의 글이 어뷰징 글보다 검색 결과에서 나쁜 취급을 받는 상황을 두고 어뷰징 블로거들과 네이버에 대해 무한한 적개심을 표출하는 저품질 블로거의 푸념에 불과하다. 한국 웹의 정보량이 지나치게 나무위키에만 편중되어 있고 이외의 곳에서는 양질의 공개된 정보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문제가 이번 주에 갑자기 재조명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 내가 최근 겪고 있었던 블로그 글 검색 누락 문제가 함께 머릿속에서 오버랩되어 이러한 푸념을 해 본다.

영문으로만 쓰여져 있는 윈도우 인사이더 프리뷰 릴리즈 소식을 그냥 개인적으로 읽고 넘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일일이 매주마다 머리를 싸매며 적절한 번역을 고민하고, 추가 주석을 다는 등 번역 작업을 하는 이유가 있다.

윈도우 인사이더 프로그램의 공식 한국어 웹사이트(http://insider.windows.com/ko-kr – 현재는 영문 웹사이트로 리다이렉트됨)가 폐쇄된 것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한국어 인사이더들에 대한 MS의 취급이 날이 갈수록 별로 좋지 않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윈도우 인사이더 프로그램에 대한 한국어 정보의 가짓수와 범위를 내 손으로 작게나마 늘리면서 한국어 인사이더의 존재감이 작지 않음을 공개적으로 보이는 동시에, 크게 보면 웹 상에 있는 한국어 정보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 자체에 자부심을 가지고 매주마다 글을 써 왔다.

하지만 이렇게 쓴 글들은 검색 결과에서 차갑게 무시당하고 있고, 보는 이도 없는 정보를 계속 만들어 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며 블로그를 운영하는 행위, 더 나아가서 웹 상에서 정보를 생산하는 행위에 대한 회의감까지 들 지경이다.

한국 웹 사용자들이 정보의 소비에만 적극적이고, 생산에는 소극적으로 나서게 된 현상이 일어난 책임을 과연 해당 사용자들에게만 전가할 수 있을까? 재차 말하지만 정보 공유 플랫폼으로서의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지 않은 플랫폼 운영자들의 책임도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