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코리아〉 믹스테이프를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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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처음 방영된 이래로 이번 달부터 새로운 시즌을 방영하면서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는 KBS 아카이브 프로젝트 〈모던코리아〉, 개인적으로 아카이브를 매우 좋아하기도 하고 또 영상미에서 방송예술적 영감을 주는 요소가 많아 애청하고 있는 다큐멘터리다.

〈모던코리아〉 시리즈는 2019년에 시즌1-1, 2020년에 시즌1-2가 방영된 이후 2021년 현재는 3월 11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마다 시즌2로 4주간 방영되고 있다.

최근에 이 다큐멘터리의 1~6편에 삽입된 배경음악이 담긴 ‘믹스테이프’를 선착순으로 신청받아 100명에게 무료로 배포한 이벤트가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수강 신청을 하면서 다졌던 선착순 접수의 내공 덕분인지 운이 좋게 여기에 당첨되어 어제 아침에 우체국에서 온 소포를 통해 이 테이프를 받을 수 있었다.

테이프 케이스의 외관

테이프 케이스에는 다큐멘터리 본편들에서 등장했던 여러 타이포그래피들이 자리잡고 있다. 과거의 디자인 트렌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느낌을 주는 김기조 미술감독의 타이포들은 〈모던코리아〉 시리즈를 설명할 때 꼭 빼놓을 수 없는 디자인 요소다.

수많은 타이포들 사이에 끼워진 2세대 KBS 로고

이 믹스테이프는 ‘믹스테이프’라는 이름에 걸맞게 진짜로 카세트테이프다. 다큐멘터리 본편에서는 과거의 영상들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했지만, 이와 정반대로 믹스테이프에서는 현대의 음악을 과거의 매체로 담아냈다는 점이 대비된다.

테이프의 양면은 모두 20~25분 분량으로 A면에는 1~3편(「우리의 소원은」 · 「대망」 · 「수능의 탄생」), B면에는 4~6편(「시대유감, 三豊」 · 「왕조」 · 「휴거 그들이 사라진 날」)의 배경음악이 녹음되어 있다. 요즘에는 카세트테이프를 접해본 사람이 드물어 이 대목을 읽고 A면, B면이라는 개념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케이스에서 꺼낸 카세트테이프의 모습

이 테이프는 흰색으로 이루어진 것과 검정색으로 이루어진 것이 따로 있다. 나는 검정색 테이프로 받았는데 마침 사용하고 있는 테이프 데크도 검정색 계열이었기 때문에 이와 딱 어울리게 되어서 좋다.

2020년의 저작물이지만 카세트테이프

〈모던코리아〉 시리즈의 애청자인 동시에 테이프 데크를 아직까지도 쓰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번에 이렇게 믹스테이프를 얻게 된 것은 참으로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2020년’이라는 연도가 새겨진 카세트테이프 형태의 저작물… 이것은 진짜 귀하다.

테이프를 데크에 넣고 들어보니 이 테이프에 포함된 음원에는 배경음악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여러 개의 배경음악이 전환되면서 몇 초 동안 다큐멘터리 본편에서 나왔던 과거 방송 자료의 음성이 섞여 나오는 구간이 있었는데 다큐멘터리 본편을 시청했을 당시의 경험을 오랜만에 다시 새록새록 떠오르게 하여 좋았다.

이 음원은 향후 디지털 파일로도 무료 배포될 예정이지만, 음원에 함께 포함되어 있는 과거 방송 자료의 아날로그적인 음성을 고려하면 이것은 정말 테이프로 들었을 때에만 그 진가를 더 잘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믹스테이프 배포 이벤트는 이번에 했던 것에 이어서 또 한 차례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이 글을 읽고 관심이 생겼다면 한번 2차 배포 시기를 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