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본관 견학홀(KBS ON) 나홀로 견학 후기

작성자:

지난 5월 27일에 여의도에 있는 KBS 사옥을 찾았다. 〈2021 시청자 감사음악회〉 일정 중에서 이날 열리는 공연의 방청권 응모에 당첨되었기 때문에 방문한 것이었다. 본질적으로는 음악회를 방청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온 것이었지만, 그래도 KBS와의 접점이라고는 이따금씩 시청/청취하는 방송밖에 없다시피한 일반인으로서 KBS 사옥을 방문하게 된 것은 꽤 특별한 일이었다. 그래서 이날의 방문을 통해 더욱 다양한 추억과 경험을 쌓고자 본관의 일부 공간을 자유로이 둘러볼 수 있는 ‘KBS ON’이라는 견학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KBS ON’은 KBS 사옥 본관의 4~5층에 따로 마련된 전시/체험 시설을 견학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본적으로 시청자들이 납부한 수신료를 재원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현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로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제로만 운영되고 있다.

본관 정문에서 왼쪽으로 쭉 가면 KBS ON 견학홀의 입구가 나온다.

2021년 5월 기준으로 관람 예약은 기본적으로 관람하는 날짜의 5일 이전까지만 가능하다. 필자는 시청자 감사음악회의 방청권에 당첨되었다는 문자 메시지를 5월 21일에 받았기 때문에 다행히 공연 날짜에 맞춰 관람 예약을 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래서 문자를 받은 직후 겸사겸사 견학 프로그램까지 둘러보고 오자는 생각을 일찌감치 해 내고 실제로 관람 일정을 예약하기까지의 과정을 순조롭게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목요일 오후’에 시간을 내어서 견학 프로그램을 둘러볼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는 사람이 많을 리는 없었다. 이날의 예약 현황에는 관람 정원이 다 찰 정도로 예약을 한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그나마도 오전/점심 시간대에 수요가 집중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오후 시간대에 대한 수요는 많지 않은 것을 넘어 그냥 없었다.

그리고 결국 필자가 관람을 예약했던 시간은 오로지 필자 자신만을 위해 마련된 시간이 되어버렸고… 그래서 이 글에서는 방송덕후의 기질을 조금 가지고 있는 필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KBS ON’ 프로그램의 나 홀로 견학기를 펼쳐 보고자 한다.


견학홀에 들어가기 전에

본관 정문 앞에서 왼쪽으로 꺾어 견학홀 입구에 다다르기 전에 본관 건물의 전경을 잠시 지켜보다가 자연스럽게 정문이 있는 쪽의 정중앙에 설치된 두 현수막에 이목이 끌렸다.

현수막에 담긴 내용은 지난 5월 18일에 공표되어 이달 31일부터 적용을 앞두고 있는 1TV와 2TV의 새로운 채널 디자인인데, 사실 이 디자인은 올해 1월 1일부터 방송 개시과 종료를 알리는 고지 영상에서부터 먼저 조용히 적용되기 시작된 이후로 이번에야 채널의 전체적인 디자인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그래도 나름 KBS 역사의 한 부분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이 현수막들의 의의는 깊다.


2층 로비

견학홀에 입장하고 나서 제일 먼저 마주하게 되는 곳이다. 입구에서는 한때 KBS 2TV의 마스코트였던 ‘동글이’가 견학홀에 들어온 관람객들을 맞는다. 2016년 여름부터 새로운 마스코트인 ‘케빗’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나서는 더이상 TV에서 볼 수 없게 된 마스코트가 되었지만, 그래도 이런 곳에서 아직도 살아 있다는 사실이 ‘동글이’를 기억하고 있는 시청자들에게는 반갑게 느껴진다.

1층 로비에서는 여러 대의 디스플레이와 유명 프로그램들의 포스터를 통해서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KBS의 모습을 소개한다.

본격적인 시설들이 위치한 4~5층으로 통하는 길목에는 HDTV 방송용 카메라가 덩그러니 위치해 있다. 이 카메라는 단순 전시용으로만 배치된 것은 아니고, 여기에서 찍은 로비의 전경이 로비 내의 다른 쪽에 있는 대형 모니터에서 실시간 영상으로 나오도록 구성되어 있다.

여담으로 한쪽 구석에 자리한 모니터는 수명이 다하여 화면이 고르게 나오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관람에 그렇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어서 그런지 고장 난 그대로 전원까지 켜져 있는 상태로 운용되고 있었다…

5월 27일 방문 인증!

4층

2층 로비에서 4층 전시 공간으로 곧바로 이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올라가는 계단이 조금 긴 편이다. 계단을 올라가는 과정에서는 공영방송으로써 수신료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내용의 홍보물을 자주 볼 수 있다.

수신료의 가치 감동으로 전합니다.

KBS 소개

4층에 들어서면 처음으로 KBS의 연혁과 모든 송출 채널들을 소개하는 공간이 나온다. 그런데 연혁이 붙어있는 반대쪽 벽면에는 뜬금없게도 오목 거울과 볼록 거울들이 줄지어 있다. 아마도 어린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용도로 설치된 것 같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1TV와 2TV의 슬로건. 이 부분은 지금까지 몇 번이나 바뀌었을까?

ON-AIR

여기에서는 1TV와 2TV에서 현재 방송 중인 화면과 함께 다양한 제작 현장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

TV 방송국의 일반인 출입 가능 구역에는 항상 그 방송국에서 송출하는 채널만을 띄우는 TV가 눈에 띄는 곳에 꼭 있다는 일종의 불문율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이곳은 이런 불문율에 목말라하는(?) 방송덕후 관람객들의 필요를 충족하는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신관의 로비에도 1TV와 2TV를 번갈아 띄우는 전용 TV가 설치되어 있긴 하다.

이곳에서 띄우는 1TV와 2TV의 방송 화면은 의외로 컨버터형 DTV 수신기를 이용해 실제 방송 신호를 받아서 출력한 화면이다. 지상파 직접 수신을 통한 TV 시청 문화를 널리 전파하고자 하는 TV수신기술팀의 숨겨진 의도(?)가 엿보이는 듯하다.

내가 이 사진을 찍은 순간에는 〈TV 진품명품〉과 〈2TV 생생정보〉 등의 프로그램이 제작되고 있었다.

시대별 유명 프로그램들

ON-AIR 룸을 나와서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복도에는 시대별로 유명했던 KBS의 TV 프로그램들을 소개하는 공간이 있다. 〈여로〉와 〈패티김쇼〉에서부터 〈태양의 후예〉와 〈슈퍼맨이 돌아왔다〉까지,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이어진 변천사가 이 복도에서 짧게 압축되어 있다.


가상 스튜디오

복도의 끝에 다다르는 공간에서는 크로마키 기법을 이용한 가상 스튜디오를 체험할 수 있다. 여기서 크로마키 기법이란 촬영된 영상에서 특정한 색을 제외한 부분만 취하는 기법으로, 주로 진행자의 모습에 CG로 합성한 배경을 덧대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한다.

이러한 스튜디오의 배경은 색처리의 용이함을 위해 흔히 초록색이나 파란색으로만 이루어지는데 여기에서는 초록색이 주로 쓰이는 요즘 추세와 다르게 파란색이 쓰였다.


드라마·예능

가상 스튜디오에서 왼쪽으로, 거기서 쭉 가다가 또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복도에서는 한때 큰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드라마 작품들을 소개하는 복도의 첫 번째 주인공은 2000년대 초반에 일본에서 한류 열풍을 크게 주도했던 〈겨울연가〉다.

〈겨울연가〉의 주연배우였던 배용준과 최지우의 젊은 모습이 등신대 판넬로 설치되어 있다.

예능 프로그램들을 소개하는 복도의 첫 번째 주인공은 한때 일요일 저녁의 시청률을 주름잡았던 〈1박 2일〉이다. 현재도 〈1박 2일〉은 3번의 시즌 갈이를 거친 후에 ‘시즌4’로 일요일 저녁 시간대를 그대로 지키고 있지만, 요즘의 방영분들은 옛날 시즌1 시절의 아성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1박 2일 시즌4〉의 모든 멤버들이 등신대 판넬로 설치되어 있다.

TV부조정실 체험

그 다음으로는 TV 부조정실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TV 부조정실에서는 주로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지는 생방송 프로그램에서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되고 있는 영상 사이를 상황에 알맞게 전환하는 등의 연출 작업을 수행한다.

실제 부조정실은 벽에 붙어있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매우 복잡한 장비들을 사용하지만, 이곳에 있는 장비는 어린이 관람객들의 체험에 중점을 둔 시설인만큼 매우 단순한 형태로 재구성되어 있다.

빛샘 현상까지 발생한 채로 혹사당하고 있는 LED TV들…
한때 현역이었던 방송용 카메라들의 은퇴 후 재취업 현장

KBS 사회공헌 / 명예의 전당

TV부조정실 체험장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진 복도에는 KBS 소속의 디딤돌봉사단과 재능나눔봉사단의 활동 기록을 담은 ‘KBS 사회공헌’과 외부에서 상을 수상하여 명성을 높인 프로그램들을 기록한 ‘명예의 전당’이 있다.

필자가 애청하는 다큐멘터리인 〈모던코리아〉 시리즈도 작년에는 한국방송대상 TV다큐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이번 달에는 백상예술대상 교양부문 작품상도 수상했던 만큼 혹시 이곳에 등재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명예의 전당’을 샅샅이 살펴봤다. 하지만 이곳에는 2017년 작품까지만 등재되어 있어 아쉽게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나중에 견학을 다시 하게 된다면 이곳에서 〈모던코리아〉의 이름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애니메이션 더빙 체험

좀전에 보았던 명예의 전당을 지나면 복도 중간에 애니메이션 더빙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KBS에서는 현재까지도 1TV와 2TV를 가리지 않고 낮 시간대에 아동용으로 제작된 다양한 국내 애니메이션을 편성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들에게서 높은 인지도를 구축했던 작품은 〈검정 고무신〉과 〈구름빵〉 등을 들 수 있겠다.

방금 지나쳤던 ON-AIR 룸에서도 1TV와 2TV에서 모두 아동용 애니메이션이 방송되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을 구성하는 두 가지 필수 요소는 눈으로 볼 수 있는 ‘작화’와 함께, 귀로 들을 수 있는 대사와 효과음 등의 ‘사운드’가 있다. 여기에서는 이 ‘사운드’ 중에서 캐릭터가 말하는 대사를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녹음해 보는 성우 더빙 체험을 해볼 수 있다.

한구석에는 기념사진 촬영용으로 설치된 것 같은 방송용 카메라가 있는데, 라벨이 붙어 있어 내용을 읽어보니 ‘1981-12-31’이라는 날짜를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컬러 TV 방송 초창기 시절에 마련된 것 같은 이 카메라는 그로부터 몇십 년이 흐른 지금 기념사진 촬영을 위한 배경이 되었다…

애니메이션 더빙 체험 공간 옆에는 최근에 방영한 애니메이션들의 홍보 및 기념사진 촬영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뒤에 탁 트여져 있는 창으로는 현재 녹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방송용 스튜디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지만, 아쉽게도 필자가 관람하고 있었던 시간대에는 저 스튜디오가 쓰이지 않고 있었다.

애니메이션 관련 전시 공간들을 지나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복도 중간에는 실제 업무 공간으로 이어지는 문이 있기 때문에, 관람 도중에 가끔씩 이곳 근처를 지나가는 직원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문 안쪽에 쓰여진 안내문: “문을 닫아주세요. 외부인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스포츠

여기에서는 스포츠 중계 프로그램의 제작사와 제작 과정에 대한 정보를 벽에 쓰여진 설명을 통해 소개한다. 벽의 대부분을 장식하고 있는 여러 스포츠 스타들의 사진이 한국인의 애국심을 자극한다.

복도 중간에는 케이블/IPTV 등지에서 볼 수 있는 KBS N스포츠 채널의 현재 방송 화면이 띄워진 TV가 있다. 다만 여기에서 나오는 방송의 화질은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다…


뉴스

스포츠 복도를 걷다가 왼쪽으로 몸을 꺾으면 〈KBS 뉴스9〉의 진행 현장을 재현한 세트가 보인다. 여기에서는 실제 앵커처럼 진행석에 앉아 카메라를 응시하는 동시에 프롬프터에 표시되는 원고의 내용을 읽으며 뉴스를 진행해 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체험장에서 쓰이는 〈KBS 뉴스9〉의 시그널 음악은 현재 쓰이고 있는 음악이 아닌 그 이전까지 쓰였던 친숙한 곡조의 음악이다. 아무래도 관람객이 체험 과정에서 느낄 친숙함을 고려하여 시그널을 일부러 교체하지 않은 듯하다.

그리고 사진으로는 미처 못 담았지만 여기에 쓰이는 방송용 카메라에 붙어 있는 KBS 로고 라벨을 잘 보면 KBS 로고 옆에 ’88 올림픽의 마스코트였던 ‘호돌이’의 모습이 있다. 이 카메라가 현역으로 쓰였던 시절을 어렴풋이 짐작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뉴스9 앵커 체험장을 지나고 다시 오른쪽으로 뻗은 복도를 걸으면 현재 KBS에서 방송 중인 다양한 뉴스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는 앵커들의 모습이 담긴 액자들이 줄지어 있다. 현재는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코로나19 통합뉴스룸’이라는 타이틀 아래에서 진행되고 있는지라 각 프로그램의 고유한 타이틀을 좀체 볼 수 없어 조금 아쉽다.

맞은편의 벽에는 〈KBS 뉴스9〉를 거쳤던 역대 앵커들의 모습을 담은 갤러리가 있다. 다큐멘터리 〈모던코리아〉 시리즈를 많이 보았다면 자료 화면으로 익숙할 박성범·신은경  앵커부터, 현재는 진행자가 아닌 기사 속에 있는 정치인으로서 뉴스에 이따금씩 나오고 있는 민경욱 앵커까지 다양한 앵커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5층

KBS 아나운서 갤러리

4층에서는 뉴스9를 진행한 역대 앵커들의 갤러리를 볼 수 있었다면, 5층에서는 KBS에 소속된 아나운서들의 프로필 사진이 담긴 갤러리를 볼 수 있다. 지금은 프리랜서 선언을 하여 KBS 소속은 아니지만 여전히 KBS의 프로그램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도경완 아나운서와 조우종 아나운서의 사진도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라디오 드라마

라디오 드라마에서 다양한 효과음을 연출하는 데 쓰이는 장비들을 시연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필자가 관람했던 시점에는 장비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라디오 효과장비가 전시된 곳들에서 작은 계단을 올라가면 탁 트인 유리창을 통해 라디오 드라마가 녹음되는 스튜디오의 전경을 볼 수 있다.

라디오 스튜디오 한구석에 자리잡은 오래된 TV에는 무슨 사연이 있을까?

KBS 국제방송

라디오 스튜디오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꺾어진 복도를 걷다 보면 해외에서 11개 언어로 제공되는 KBS World(국제방송)에 대해 소개하는 공간이 나온다.

창을 닫거나 새로 열지 못하도록 하는 보호 수단 하나 없이 웹 브라우저 창에서 그냥 KBS World 홈페이지를 띄우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왜냐하면 이런 장난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기에

미니 박물관 / KBS 교향악단 체험존

KBS 국제방송을 소개하는 공간을 지나 복도의 끝에 다다르면 옛날에 쓰였던 방송 송출/수신 기기들을 모아 둔 미니 박물관과 KBS 교향악단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체험형 전시 공간이 있다.

전시 공간의 중앙에는 KBS가 공사화되기도 이전인 1960년대 국영방송 시절에 쓰였던 RCA의 흑백 TV용 카메라가 자리잡고 있다. 이 전시 공간이 출구와 가깝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기에 놓여진 흑백 TV 카메라는 어쩌면 1층 로비의 입구 근처에서 보았던 HDTV 카메라와 대비되는 배치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1970년에 공사화되기 이전의 ‘국영 서울텔레비전방송국(HLCK-TV)’ 시절에 사용되었던 흑백 TV 방송용 카메라.

바로 옆에 있는 KBS 교향악단 체험존에서는 VR 기기를 이용해 KBS 교향악단이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하는 영상을 가상 현실 속에서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다.

체험존 뒷편의 유리창을 통해 비치는 오케스트라 연습실의 모습에서는 KBS 교향악단 단원들이 한창 연습 중인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관람일 기준으로 이틀 뒤에 있을 〈2021 시청자 감사음악회〉에서의 공연을 준비하는 것 같았다.


한국방송의 발자취

출구로 나가는 길목에 위치한 마지막 전시 공간에서는 지난 2015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1983년작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를 소개한다.

공식 기록상 무려 183일 동안 진행되었던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한반도에 서린 가슴아픈 분단의 역사를 상징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전국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생중계 기술이 빠르게 발달할 수 있었던 계기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KBS에게도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프로그램이다.


관람을 마치며

전시 공간 전반에서 체험형 전시과 설명형 전시가 적절한 비율로 조화를 이루고 있어 관람객의 연령대에 상관없이 충분히 견학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만한 알찬 코스였다.

이날 견학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다른 관람객들이 없이 오직 필자 혼자서만 관람을 했기 때문에 체험형 전시의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전시 공간 구석구석에 쓰여진 설명을 읽고 사색에 잠기면서 느낄 수 있었던 재미는 아무도 없는 전시 공간에서 나 홀로 관람하고 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형태의 재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